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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기47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20편, 해설사의 초심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을 초심이라고 한다.어떤 사람들은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그러나 초심이라고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초심 중에 걸러내야 할 것은 걸러내고, 가져가야 할 것은 가져가야 한다. 내가 해설사 공부를 처음 할 때 가졌던 생각이 있다.지금 돌아보면, 그 생각들 중 버려야 할 것이 참 많은 것 같다.근거 없는 자신감, 해설사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 해설사가 쉬운 직업일 것이라는 착각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항상 되새겨야 할 초심도 있다.바로, '사람들 앞에서 주목을 받으며 말을 할 때 느끼는 즐거운 마음'이다.해설사로 일을 할 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초심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 2024. 6. 12.
<자연인 프로젝트> 텃밭 가꾸기 올해 초, 정말 운 좋게도 알고 지내던 어떤 선생님이 자신의 땅 일부를 빌려주셨다. 그래서 우리 가족을 포함한 총 4팀이 작은 텃밭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아쉽게도 집에서 그리 가깝지는 않다. 버스를 타고 약 20분 정도 가야 이 텃밭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은 텃밭을 가꾸는 기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에게는 살면서 꼭 갖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었다. 마당 있는 집, 텃밭, 작업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텃밭은 직접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작은 텃밭에서 나오는 식량들은 양이 많지 않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휴일마다 이 작은 텃밭에 가서 잡초를 뽑고, 모종을 심고, .. 2024. 6. 11.
<자연인 프로젝트> 대나무로 화분 만들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식물을 신이 창조했다면 대나무는 신이 공예가들을 위해 만들어준 식물이 아닐까 싶다. 왜냐? 간단한 공구만 있다면, 대나무는 생활용품으로 만들기가 아주 유용하기 때문이다. 속이 비어 있는 대나무를 대충 자르기만 해도 연필꽂이가 만들어진다. 대나무를 세로로 쪼개면 그릇 모양이 만들어지며, 씻어서 바로 도시락으로 사용해도 된다. 국자, 숟가락, 젓가락도 만들 수 있다. 그 뿐인가? 대나무를 이용해 소금을 구워내면 죽염이 만들어지고, 대나무에 쌀을 담아 밥을 지으면 대통밥이 된다. 가볍지만 동시에 튼튼하기 때문에 울타리를 만들 수도 있고, 아예 오두막이나 정자를 지을 수도 있다. 대나무를 잘개 쪼개어 엮으면 모자부터 바구니, 가방, 커튼, 방석 등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말 많은 물건을.. 2024. 6. 10.
<자연인 프로젝트> 구멍난 신발에 바느질을 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반드시 숲 속에 들어가 오두막을 짓고 살아야만 자연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 살더라도 일상에서 자연의 편이 되어주기 위한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은 자연인이라고 생각한다.신발은 참 골치 아픈 존재이다. 분리배출이 쉬우려면 단일 소재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당장 내가 신고 있는 신발만 보면 고무, 천, 플라스틱 등 매우 다양한 소재가 섞여 있다. 이 신발이 쓰레기로 버려지면 재활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짚신이나 나막신을 신고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인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무엇일까? 바로 신발을 한번 사면 최대한 오래 잘 신는 것이다.내가 지금 신고있는 신발은 약 6년 정도 된 신발이다. 밑창이 떨어져서.. 2024. 5. 21.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9편, 사랑한다면, 연습하고 공부하고 실패하라. 해설이라는 분야는 어떻게 보면 참 어렵다.그림은 한번 그려 두면 영원히 전시를 할 수 있다.음악도 녹음을 해놓으면 된다.그러나, 일반적으로 해설은 그럴 수가 없다.그때 그때 항상 신선한 해설을 새롭게 만들어서 내놓아야 한다.거기다, 해설은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상대방에게 맞는 해설을 해야 한다.또한, 나 자신이 해설이라는 예술의 도구가 되기 때문에나의 외모, 태도, 행동, 표정, 분위기 등을 모두 신경써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해설은 참 어렵다.나는 요즘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한다.어려운 일을 앞두고 있으면 긴장이 된다.해설이 망할까봐 두려워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세가지 해결책이 있다.첫째는 연습이고, 둘째는 공부이며, 셋째는 실패이다. 첫째, 해설이 긴장이 된.. 2024. 5. 2.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8편, 좋아하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오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선배 해설사님과 함께 갔는데, 나는 보조 역할이었다.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갔다. 그런데, 중간쯤 가서 갑자기 그 선생님이 나에게 해설을 해보라고 했다. 나는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 앞에서 해설을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더듬거리면서 이상한 말을 늘어놓았던 것 같다. 주제도 명확하지 않고, 그렇다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 정말 0점짜리 해설을 한 것 같다. 나는 그 곳에서 이야기를 할 준비도 되지 않았고, 연습도 안되어 있었으며, 순발력도 부족했다. 집에 오는 길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음부터는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해서, 갑자기 해설을 해야 할 때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2024. 4. 30.
<자연인 프로젝트> 누워서 하늘 보기 내가 숲에서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는 그냥 누워 있는 것이다.숲 해설사 자격증을 준비할 때, 야외 수업을 하는 날이면 나는 숲에서 누울 곳부터 찾았다. 흙바닥에 누우면 기분은 좋지만, 진드기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또, 흙바닥에서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는 식물들을 내가 짓누르게 되므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나는 숲 속에서 오래 전부터 쉼터로 조성된 공터나,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에 눕는 것을 좋아했다.특히 낮에는 시멘트 바닥이 햇빛에 달궈지기 때문에, 따뜻하게 누워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숲 속에 누워서 하늘을 본다.나뭇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하늘은 파란색이다.주변은 놀랍도록 조용하다.가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저 멀리서 들린다.가끔 낙엽이 굴러가는 소리도 들린다.바람이 너.. 2024. 4. 6.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7편, 현실에 충실하라 30대 초반의 해설사로 일하면서, 정말 가끔 "아직 젊은데 왜 해설사 일을 하고 있냐?' 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설마 평생 해설사를 직업으로 할 건 아니지?" 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에는 그 말을 들으면 화가 났는데 요새는 그렇게 화가 나지 않는다. '내가 정말 해설을 잘 했으면,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왔으면 과연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까?' 라는 반성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해설사로서 일을 잘 했다면, 그런 핀잔이 아니라 칭찬을 들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해설사를 비하하는 듯한 말을 들으면, 지금이라도 이직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나 요새는 그런 고민도 별로 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 고민 자체가 별로 영양가 있는 고민이 아니다. 내가 정말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프로그램을 개발.. 2024. 4. 3.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6편, 탐방객 경험 디자인의 중요성 유명한 국립공원이 하나 있다고 해보자. 그 국립공원 중심에 산이 있다. 그리고 그 산에 오르는 코스가 2개 있다. A코스 입구에는 안내판이 하나 있다. 코스 길이가 얼마고, 등산하는 데 시간을 얼마나 걸리고.. 이것 저것 유용한 정보가 쓰여 있다. 그리고 정상까지는 별다른 안내판이 없다. 해설 프로그램이나 체험 프로그램도 없다. 사람들은 열심히 정상까지 오른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마다 느끼는 것이 제각각이다. 즐거워하는 사람도 많고, 어떤 사람은 풍경을 보며 크게 감탄한다. 사람들은 산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간다. 자, 이번엔 B코스가 있다. B코스 입구에는 국립공원에서 마련한 안내소가 있다. 안내소에는 등산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는 물론, 그 국립공원의 역사, 생태계의 특징, 등산 중 만나게.. 2024. 3. 21.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5편, 재미없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을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을 동경해왔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재밌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항상 생각해왔다. 그 결과, 말을 재밌게 하는 방법이나 해설을 재밌게 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론을 잘 습득하면 정말로 말을 재밌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이론을 공부하는 것보다 조금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애초에 '재밌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재밌는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마다 재미에 대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정말 재밌는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재미가 없는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재밌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없는 사람.. 2024. 3. 20.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4편, 재미가 곧 힘이다 해설이라는 일을 하면서 단 한가지에 집중해야 한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나는 그것이 바로 '재미'라고 생각한다. 재미란 무엇인가? '재미'의 어원은 '자미(滋味)' 인데,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의미이다. 단순히 달콤하고 화려한 맛이 아니라, 영양가까지 있어야 '자미'인 것이다. 재미도 마찬가지이다.단순히 웃긴 것, 즐거운 것, 자극적인 것이 재미가 아니다. 그것이 '영양가'가 있어야 한다. 즉, 의미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재미란 '의미가 있으면서 즐거운' 것이다. 해설 업무를 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재미'가 있다면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재미 있는 이야기, 재미 있는 활동, 재미 있는 놀이, 재미 있는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면, .. 2024. 3. 15.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13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의 한계 아이들과 숲에 가면 이것 저것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왜 그런가? 나는 미리 그 숲에 가서 나무나, 풀, 버섯 등등 이것 저것 재밌을 만한 것들을 미리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숲에 가면 마음 속에서 욕망이 솟구치기 시작한다. 어떤 욕망이 솟구치는가? 바로 "나는 알고 있는데, 아이들은 모르고 있을 것들을 알려주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그러나 욕망이 과하면,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그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질문이다. "내가 지금 알려주려는 것이 아이들의 삶에 무슨 의미와 가치와 유익이 있는가?" 해설사가 사람들과 숲에 가면,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드는 것이 당연하다. 미리 공부를 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쏟아내서 좋은 해설사로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입에서 "아, 이.. 202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