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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이야기46

벨크로(찍찍이) 발명과 달 탐사에 도움을 준 식물, <우엉> Arctium lappa L.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Asteridae (국화아강) > Asterales (국화목) > Asteraceae (국화과) > Arctium (우엉속) > lappa (우엉) 농촌이나 산에서 길을 가다보면 우엉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우엉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밥에 들어가는 우엉 조림이다. 사람들은 우엉의 뿌리를 가공하여 음식이나 차로 먹는다. 하지만 이 우엉을 보고 우엉 조림만 떠올린다면, 우엉 입장에서는 좀 섭섭할 수 있다. 1941년, 스위스에 살고 있는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라는 사람이 사냥개를 데리고 토끼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냥을 하던 중 자신의 개의 털과 자신의 바지에 수많은 우엉 열매.. 2024. 10. 10.
<오갈피나무>만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 Eleutherococcus sessiliflorus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Rosidae (장미아강) > Apiales (미나리목) > Araliaceae (두릅나무과) > Eleutherococcus (오갈피나무속) > sessiliflorus (오갈피나무) 등산을 하다가 잎이 5개인 나무를 보았다. 나는 순간 멈칫 했다. 멸종위기 2급인 가시오갈피나무를 만난 줄 알았기 때문이다. 가시오갈피나무는 그 이름처럼 줄기에 가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줄기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실제로 가시가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것이 가시오갈피나무라고 확신했다. 멸종위기종 2급인 이 나무를 내가 발견했다는 사실에 나는 매우 기뻤다. "만병통치약"이라는 별명을 가진 가시오.. 2024. 10. 1.
하늘거리는 꽃잎을 가진 <노랑하늘타리> Trichosanthes kirilowii var. japonica (Miq.) Kitam.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Dilleniidae (딜레니아아강) > Violales (제비꽃목) > Cucurbitaceae (박과) > Trichosanthes (하늘타리속) > kirilowii (하늘타리) > japonica (노랑하늘타리)  이른 아침 출근길,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눈에 특이한 꽃 하나가 들어왔다. 영화 속에 나오는 백발의 신선 같은 꽃이었다. 꽃잎은 하얀색이었고, 꽃잎의 끝은 실처럼 자잘하게 갈라져 있었다. 나는 출근버스가 오는지도 모르고 꽃을 관찰하였다.  이 식물의 이름은 "노랑하늘타리"이다. 덩굴성 여러해살이 식물인데,  하늘타리"라는 이름은 "하늘"과 "다래"의 합성어라고 한다.. 2024. 8. 15.
자세히 보지 않으면 쉽게 만날 수 없는.. <애기나리> Disporum smilacinum A. Gray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Liliopsida (백합강) > Liliidae (백합아강) > Liliales (백합목) > Liliaceae (백합과) > Disporum (애기나리속) > smilacinum (애기나리) 5월 초, 숲길을 가다가 둥글레와 비슷한 식물들이 쫙 퍼져 있는 것을 보았다. 식물에 대한 지식이 충분치 않은 나는 이것이 당연히 둥글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꽃이 있을까 해서 살펴보니, 둥글레와는 다른 꽃이 피어 있었다. 이 숲길을 다닌지가 2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생긴 꽃은 처음 보았다. 이 식물의 이름은 애기나리이다. 여러해살이식물이며, 땅속 줄기를 뻗으며 숲 속에 퍼져간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뻐꾹나리, 금강애기나리 등에 비해 화려하.. 2024. 5. 10.
강원도 사람들의 배를 채워준 고마운 곤드레 나물 <고려엉겅퀴> Cirsium setidens (Dunn) Nakai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Asterales 국화목 > Asteraceae 국화과 > Cirsium 엉겅퀴속 고려 엉겅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며, 한국 고유종이다. 어린 잎을 나물로 먹는데, 그것이 바로 곤드레 나물이다. 개인적으로 곤드레밥을 참 좋아하는데, 나는 곤드레가 설마 엉겅퀴 종류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엉겅퀴를 두고 '항가시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는 가시가 많은 나물이라는 뜻이다. 가시가 많으면 나물로 먹기가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고려엉겅퀴는 엉겅퀴 중에서도 잎이나 줄기가 부드러운 편이라서 나물로 많이 먹었다. 곤드레는 강원도 사투리이며, 정선 아리랑 가사에도 곤드레가 등장한다. "한 치 뒷산 곤드레 딱쮜기.. 2023. 8. 23.
숲 속의 레인저 같은 식물(?) <산비장이> Serratula coronata subsp. insularis (Iljin) Kitam.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Asterales 국화목 > Asteraceae 국화과 > Serratula 산비장이속 지금은 시민들이 투표를 해서 시장, 군수 등을 뽑는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중앙에서 수령을 내려보내 지방을 통치했다. 그리고 그 수령을 보좌하는 지방의 하급 관리들을 아전이라고 불렀다. 수령은 지방에 부임할 때 자신이 부릴 아전 1명 정도를 뽑아서 데리고 가기도 했는데, 이들이 바로 '비장(裨將)' 또는 '책방'이다. 참고로 한자 裨는 '도울 비'이다. '비장'이라고 하면 소설 '배비장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고등학교 때 수능공부를 하면서 배비장전을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소설 배비장전은 판소리 12마당 중 하나.. 2023. 8. 21.
숲 속의 진짜 범인? "진범" Aconitum pseudolaeve Nakai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목 > Ranunculaceae 미나리아재비과 > Aconitum 초오속 국어사전에 "진범"의 뜻을 찾아 보면 '진짜 범인'이라고 나온다. 오늘 만난 식물의 이름도 진범이다. 형사들이 진짜 범인을 잡아서 이름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해주는가? 아마 쉽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식물도 마찬가지다. 이름 그대로 뭔가 잘못을 저질러서 범인이 된 것인지, 원래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 식물 스스로도 잘 모를 수도 있다. 진짜 자기 이름이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식물의 이름을 그냥 가져와서 가명처럼 쓰고 다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물론 나도 잘 모르겠다. 진범은.. 2023. 7. 28.
여우 오줌은 무슨 냄새가 났을까? <여우오줌> Carpesium macrocephalum Franch. & Sav.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Asterales 국화목 > Asteraceae 국화과 > Carpesium 담배풀속 깊은 숲 속에서 해바라기처럼 생긴 크고 노란 꽃을 보았다면, 그리고 그 곳이 숲의 가장자리 축축한 곳이라면, 그 꽃은 여우오줌의 꽃일 가능성이 높다. 해바라기의 변종이 아닐까 싶지만, 해바라기가 아니라 담배풀속에 속하는 여우오줌이라는 식물이다. 대체 무슨 냄새가 나길래 여우 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꽃에서 여우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맡아보았는데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오묘한 냄새가 났다. 그러나, 만약 정말로 여우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도 나는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왜? 진짜 여우의 오줌 냄새를 살면서 맡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23. 7. 23.
왜 오세암의 동자는 살고, <동자꽃>의 동자는 죽었을까? Lychnis cognata Maxim.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Caryophyllales 석죽목 > Caryophyllaceae 석죽과 > Lychnis 동자꽃속 동자꽃은 높은 산에 자라는 석죽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의 모양을 자세히 보면 어버이날에 꽃집에 가면 살 수 있는 카네이션을 닮았다. 찾아 보니 카네이션도 석죽과였다. 아무튼, 이 꽃에는 전설이 하나 내려오고 있는데, 어린 동자 스님이 죽은 자리에 핀 꽃이라서 "동자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거나 자료를 찾다보면, 동자꽃과 관련된 전설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동자꽃 전설도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다보면 더 조금씩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동자꽃 전설.. 2023. 7. 14.
호랑이는 사라졌지만 <범꼬리>는 남았다 Bistorta officinalis subsp. japonica (H. Hara) Yonek.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Polygonales 마디풀목 > Polygonaceae 마디풀과 > Bistorta 범꼬리속 범꼬리는 전국의 높은 산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그런데 이 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우리나라의 호랑이 문화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범꼬리가 곧 '호랑이 꼬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다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호랑이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감정이 딱 양가감정이다. 호랑이를 미친듯이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미친듯이 사랑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서 호랑이가 살기 좋은 환경이.. 2023. 7. 11.
향긋한 냄새와 다양한 쓰임새를 가진 <생강나무> Lindera obtusiloba Blume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Laurales 녹나무목 > Lauraceae 녹나무과 > Lindera 생강나무속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그루의 나무에 달리는 잎은 모두 같은 모양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상식을 깨는 나무가 하나 있다. 바로 생강나무이다. 이 나무에는 2가지 종류의 잎이 달린다. 나도 그 이유가 너무나 궁금한데,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아무튼, 나무들 중에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쓸모가 많았던 고마운 나무들이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소나무, 물푸레나무, 생강나무가 떠오르는데, 생강나무는 잎과 가지, 열매가 모두 쓸모가 많았다. 그 이유는 생강나무의 잎을 손으로 문지른 뒤 냄새를 맡아보면 .. 2023. 7. 8.
'털쓰레기국화'라고 부르기엔 아쉬운 <털별꽃아재비> Galinsoga quadriradiata Ruiz & Pav. -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Asterales 국화목 > Asteraceae 국화과 > Galinsoga 별꽃아재비속 식물 관찰을 취미로 가진 지 시간이 좀 흐르다 보니, 이제는 작은 하얀 꽃을 보면 그냥 '냉이 종류겠지~'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생긴다.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고, 관찰하고 기록할 식물이 워낙 많다보니 생긴 버릇이다. 이 날도 나는 우연히 마주친 흰 꽃이 그저 평범한 꽃이겠거니 하고 지나치려고 했다. 그런데, 함께 간 선생님이 한 번 자세히 보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쪼그려 앉아서 자세히 봤더니, 5장의 꽃잎이 달렸고, 각각의 꽃잎의 끝부분이 살짝 3개로 갈라진 앙증맞은 꽃이었다. 꽃의 모습이 왠지 국화과 식물 같아서 찾아보았더.. 202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