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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이야기/조류7

영월 <제비 카스테라>의 제비집 안내문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 특히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제비집을 소중히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영월 서부시장 안에 라는 가게가 있는데, 이 곳은 가게 이름에 벌써 제비가 들어간다. 그리고 가게 외부에 붙은 제비집 2개에는 제비들의 이름을 적은 명패까지 붙여두셨다. 또, 그 아래에는 제비의 똥에 관한 안내문도 써두셨다. "파리에는 루비똥, 영월에는 제비똥" "제비네 화장실에 쓰레기 버리면 똥싸개" 라고 써 있다. 안내문의 내용이 재미있고, 적극적으로 제비를 보호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되어 기록해둔다. 2024. 9. 14.
영월 일미닭강정의 제비집 안내문 영월에 가면 유명한 닭강정 집이 있다. 바로 일미닭강정이다. 그런데 이 집이 특이한 점이 또 있다. 바로 제비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는 사실이다. 매년 이 가게를 찾아오는 제비식구들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나 보다. 일미닭강정에서는 제비집을 부수지 말라는 안내문을 붙여두었다. 흥부와 놀부 이야기에서 잘 드러나있듯, 제비는 우리나라에서 복을 불러오는 새로 여겨지고 있다. 영월에 가서 일미닭강정에 가보길 참 잘했다. 2024. 9. 14.
닭을 키우겠다는 아들에게 다산 정약용이 한 말 어느 날, 다산 정약용은 아들이 닭을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반적인 아버지라면 돈을 얼마나 버는지, 닭이 잘 크는지,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를 주로 물어봤을 것 같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은 달랐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가 양계를 한다고 들었다. 닭을 키우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닭을 키우는 것에도 우아한 것과 속된 것, 맑은 것과 탁한 것의 차이가 있다. (중략) 기왕 닭을 기른다면 모름지기 백가의 책 속에서 닭에 관한 글을 모아 계경을 짓는 것도 좋겠구나." "계경", 즉 닭에 관한 경전을 지으라는 말이었다. 이왕 닭을 키울 것이라면, 닭에 관한 좋은 내용을 모아 경전을 지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굉장히 특별한 아버지였던 것 같다. 무슨 일.. 2023. 11. 15.
대야 속에서 모래 목욕을 즐기는 집비둘기 길을 걷다가 갑자기 푸드덕 소리가 들렸다. 자세히 보니 고무 대야 속에는 비둘기 2마리가 몸을 푸드덕 거리며 모래 목욕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비둘기가 더럽다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비둘기들도 자기 몸을 어떻게 청결하게 유지해야하는지 알고 있는 듯 하다. 길거리에는 모래 사장이 흔하지 않으며, 이렇게 아늑한 대야 속에 모래가 들어있는 경우도 드물다. 모쪼록 이 비둘기들이 즐거운 목욕 시간을 보내고 집에 갔기를 바란다. 2023. 4. 28.
잠수하는 까마귀, 물까마귀 Cinclus pallasii (Temminck, 1820) 등산로를 걸어서 내려가는 중에 어떤 검은 새를 보았다. 그냥 잠깐 냇가에서 쉬는 줄 알았는데, 잠수를 하는 것이 아닌가? 물 위에서 떠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잠수를 해서 물 속을 헤집고 다녔다. 너무 신기해서 한참 동안 사진을 찍었다. 한 마리인줄 알았는데, 가만히 지켜보니 두 마리가 함께 사냥을 하고 있었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물까마귀라는 새였다.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까마귀처럼 검고, 수영을 잘 하니까 말이다. 참새목-물까마귀과-물까마귀속에 속하는 물까마귀는 3~6월 사이에 새끼를 낳아 기르며, 물 속에서 수서곤충이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살아간다. 살다보니 잠수를 하는 까마귀를 보는 날도 오는구나. 2023. 4. 3.
등산로에서 만난 들꿩 부부 Tetrastes bonasia (Linnaeus, 1758) 들꿩은 우리나라 경기도와 강원도 지방에 흔히 사는 텃새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태어나서 꿩과 들꿩이 다르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들꿩이라는 새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가만히 기다렸는데, 보호색이 얼마나 감쪽같은지 들꿩들이 바로 코 앞에 지나갈 때까지도 발견하지 못했다. 부부인지 커플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컷이 먼저 내 앞을 앞질러서 등산로를 가로질렀다. 수컷은 휙 날아서 반대편 숲 속으로 이동했다. 수컷이 울음소리를 내자, 암컷 들꿩은 그 소리를 듣고 수컷에게 휙 날아갔다. 마치 닭이 날아가는 것처럼 푸드덕 거리면서 날았다. 이 귀여운 녀석들이 부디 행복한 사랑을 나누며 살기를.. [울산의 야생동물] 한반도 산림식생의 자연성과 건강성을 상징하는 새, ‘들꿩’ ▲ 들꿩 .. 2023. 4. 3.
왜가리에게 배울 점 3가지 요즘 동네 냇가에 가면 종종 만날 수 있는 새가 있다. 그 새의 이름은 바로 왜가리. 예전에 서울에 살 때 불광천 근처에 살았었는데, 언제나 개천 중앙에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서 있는 새 한마리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새도 왜가리였다. 이 밖에도, 길을 걷다가 냇가 중간에 뜬금없이 새가 한마리 서 있는 것을 발견하면, 그 새는 대부분 왜가리이다. 다른 새도 아니고, 어째서 왜가리가 이렇게 많아졌을까? 국립생물자원관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백로류 7종(왜가리,중대백로,중백로,쇠백로,황로,해오라기,흰날개해오라기) 34,373쌍이 살고 있는데, 이 중 왜가리가 가장 많다. 왜가리의 성공비법은 무엇일지 그리고 배울 점은 무엇이 있을지 재미로 한번 생각해보았다. 1... 2022.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