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이야기/길고양이5 연탄 수거함을 뒤지는 길고양이, "반반이" 올해 2024년도 거의 끝나간다. 겨울이 가까이 온 듯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다. 고양이들도 겨울을 나기 위해 털이 복실복실해지고 있다.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고양이를 만났다. 내가 3m 정도까지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고양이는 나를 신경쓰지 않았다. 열심히 연탄수거함에 들어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있었다.나는 이 고양이의 이름을 어떻게 지어볼까 고민하다가, "반반이"라고 짓기로 했다. 왜냐? 얼굴을 보면 왼쪽은 갈색, 오른쪽은 검은색으로 반반 색깔이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올린 뒤, 내가 전에 찍었던 길고양이 사진을 찾아보니 1년 전, 2023년 11월에 이 길고양이를 똑같은 장소에서 발견하고 기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년 사이에 꽤 자란 모습이다. 2024. 11. 30.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를 도로에서 치워주었다. 퇴근길에 도로에 하얀색 물체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보니 로드킬 당한 고양이의 시체였다. 도로 한 가운데에 고양이가 있었고, 차들은 고양이의 시체를 피해가느라 분주했다. 그냥 두면 차들이 고양이의 시체를 피하려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고양이의 시체가 계속 차에 부딪혀 훼손될 것이 분명해보였다. 나는 주변에서 삽을 하나 구했다. 그리고 고양이를 중앙선 가드레일 쪽으로 밀어두었다. 나는 그다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우연히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인 고양이를 보고 마음이 참 좋지 않았다. 여기가 횡단보도가 있는 도로가 아니고, 차가 너무 많아서 더 이상 고양이의 시체를 보살펴주지는 못했다. 땅에 묻어주지는 못해서 미안하지만, 만약 고양이들을 위한 천국이 있다면 이 고.. 2024. 1. 9. 연탄 수거함에 들어간 길고양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집들이 종종 있다. 그래서 연탄 수거함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데, 다 쓴 연탄을 넣어두면 정기적으로 수거해간다. 연탄 수거함에는 행인들이 버린 쓰레기와 낙엽이 쌓여 있고, 연탄이 가진 온기로 인해 한겨울에도 그나마 좀 따뜻한 편이다. 원래 행인들의 발소리가 들리면 연탄수거함에서 고양이들이 후다닥 튀어나오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고양이 한마리가 꽤 오래 머물러 있었다. 이 친구의 휴식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희귀한 풍경이라서 찍었다. 2023. 3. 13.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의 고양이들 (2019년 촬영)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 서울 캠퍼스, 이 곳에는 대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주는 먹이를 먹기 위해 모여든 길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는 고양이 먹이를 주는 동아리가 있고, 인근에 살고 있는 캣맘들도 고양이 급식소를 여기 저기에 설치해두었다. 중성화가 이루어진 개체들이 대부분이지만, 종종 중성화가 안된 개체들도 있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느새 고양이가 가까이 다가와서 애교를 부릴 정도로, 이 곳의 고양이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를 낮추었다. 2023. 3. 13. 길고양이에 대한 잡생각 도시라는 장소에서 가장 번성하는 포유류를 뽑으라면 당연히 인간이다. (인도나 동남아에 가면 가끔 사람보다 원숭이가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아무튼, 한국의 도시에는 어딜가나 길고양이가 번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서울의 관악산 같은 곳에는 야생 개떼들도 종종 발견되지만, 사실 개보다는 고양이가 일반적인 주택가에서 야생으로 살기에는 더 적합하다. 개들은 들판에서 집단으로 사냥감을 쫒아가서 사냥하는 방식에 특화되어 있지만, 고양이들은 들판을 뛰어다니기 보다는 단독으로 사냥감에게 조용히 접근하여 한번에 덮치는 방식으로 사냥을 한다. 따라서 여기저기 몸을 숨길 수 있는 복잡한 주택가가 고양이에게는 적합한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수직의 시멘트 세계가 삭막해보이기는 하지만, 고양이에게는 좋은 삶터.. 2022. 7.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