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찰하기/뒷산 배수로 생물 관찰기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3화) 개구리 알을 발견하다 _2024.3.15.

by 토종자라 2024. 3. 15.
728x90

 올해 겨울에는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다. 3월 중순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거리에는 눈이 다 녹지 않았고, 여전히 산에는 눈이 가득 쌓여 있다. 지난 3개월간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뒷산 배수로에 산책을 가곤 했다. 그러나 딱히 생명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먹이를 찾아다니는 노루나 고라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걸어다녔지만, 그 흔적조차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 뒷산 산책의 의미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나는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았다. 지난 3개월간 나는 패딩 점퍼를 입고 다녔는데, 오늘 처음 너무 덥다고 느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것이다. 그 때, 혹시 오늘 뒷산에 올라가면 뭔가 특별한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뒷산에 올라가보니 회색 연못의 물은 여전히 얼어 있었다. 그러나 회색 연못 뒤쪽에 있는 작은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개구리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실망감을 안고 그냥 돌아가려다가, 이왕 올라온 거 배수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회색연못에서 200m 정도 걸어가던 중 뭔가 특이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가보니 투명한 개구리 알 한 뭉치가 배수로에 떠 있었다. 알을 낳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개구리 알을 확인한 것 만으로도 나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대체 어떤 개구리의 알일까. 배수로에는 물의 양이 수시로 변하는데, 과연 이 알들이 깨어나 올챙이가 될 수 있을까? 그 올챙이 중 과연 몇 마리가 개구리로 성장할 수 있을까?
 당분간 이 알을 계속 관찰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