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약 2달간 이 웅덩이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다. 물론 글을 쓰지 않았을 뿐, 나는 종종 점심시간마다 이 웅덩이 근처를 산책하곤 하였다. 왜 글을 쓰지 않았는가? 사실 좀 요즘 좀 정신이 없었기도 했고, 이 근처에서 더 이상 개구리들을 발견할 수 없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간 그냥 잠깐 산책만 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였다.
그 사이에 이 웅덩이에 대한 이름을 생각해보았다. 여러가지 말들이 떠올랐지만,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회색 연못'이라는 말이었다 .회색 연못, 자연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콘크리트 연못이지만 이 곳에도 생명이 숨쉬고 있다.
회색 연못의 물은 낙엽으로 가득 차 있다. 가득 덮힌 낙엽들 아래에 개구리들이 잠을 자고 있을까? 이 웅덩이에서 겨울잠을 자는지, 아니면 뭍으로 올라와 다른 곳에서 겨울잠을 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만일 이들이 살아남았다면 내년 봄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2023년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다. 12월 중순인데 큰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장대비가 쏟아졌다. 아침에도 영상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들이 갑자기 잠에서 깨어 어리둥절하지는 않았을까?
728x90
'관찰하기 > 뒷산 배수로 생물 관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4화) 탄생 _2024.4.5. (0) | 2024.04.06 |
---|---|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3화) 개구리 알을 발견하다 _2024.3.15. (0) | 2024.03.15 |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1화) 배수로에도 가을이 왔다 _2023.10.26. (1) | 2023.11.01 |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0화) 맑은 날에는 오히려 개구리가 없다 _2023.10.4. (0) | 2023.11.01 |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9화) 평화로운 웅덩이 _2023.9.19. (0) | 2023.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