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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기/뒷산 배수로 생물 관찰기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2화) 회색 연못 _2023.12.14.

by 토종자라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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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달간 이 웅덩이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다. 물론 글을 쓰지 않았을 뿐, 나는 종종 점심시간마다 이 웅덩이 근처를 산책하곤 하였다. 왜 글을 쓰지 않았는가? 사실 좀 요즘 좀 정신이 없었기도 했고, 이 근처에서 더 이상 개구리들을 발견할 수 없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간 그냥 잠깐 산책만 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였다.
 
 그 사이에 이 웅덩이에 대한 이름을 생각해보았다. 여러가지 말들이 떠올랐지만,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회색 연못'이라는 말이었다 .회색 연못, 자연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콘크리트 연못이지만 이 곳에도 생명이 숨쉬고 있다.
 
 회색 연못의 물은 낙엽으로 가득 차 있다. 가득 덮힌 낙엽들 아래에 개구리들이 잠을 자고 있을까? 이 웅덩이에서 겨울잠을 자는지, 아니면 뭍으로 올라와 다른 곳에서 겨울잠을 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만일 이들이 살아남았다면 내년 봄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2023년 겨울은 유난히 따뜻하다. 12월 중순인데 큰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았고, 오히려 장대비가 쏟아졌다. 아침에도 영상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들이 갑자기 잠에서 깨어 어리둥절하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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