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실천하기/해설사 업무 일기

<자연환경해설사 업무일기> 7편, 도대체 자연 해설이란 무엇인가?

by 토종자라 2023. 12. 18.
728x90

종종 해설사들을 위한 교육에 참여하거나, 다른 해설사님들이 하는 해설을 들을 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다. 바로, 대체 "해설"이란 무엇일까? 아니, "자연해설"이란 대체 무엇일까? 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고민도 해보고, 여러 유명한 학자들의 정의도 찾아보았다. 그러나 나의 학문적 수준이 부족한 것인지 참 어렵게만 느껴졌다.

정말 자연해설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초등학생에게, 자연해설이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자연해설? 우리가 맛있는 라면 한 그릇을 시켜먹는다고 하자. 그 라면의 재료는 무엇인가? 면도 있고, 고춧가루도 있고, 물도 있고, 소금도 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그 라면의 맛은 어땠으면 좋겠는가? 뭐, 짭쪼름하기도 하고, 얼큰하기도 하고, 그냥 맛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다음, 그 라면을 왜 먹나? 배고프니까 먹고, 먹지 않으면 굶어죽으니까 먹을 것이다.

자연해설도 비슷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자연해설의 재료는 무엇인가? 바로 우리 눈 앞에 있는 자연의 생태계이다. 국립공원에 있는 숲이고, 바다이고, 갯벌이고, 강이고, 습지이다. 그 해설을 듣고 어떤 맛이 느껴져야 하는가? 감동과 재미, 그리고 가치가 느껴져야 한다. 단, 감동과 재미가 없다면 아무리 가치있는 이야기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자연해설을 왜 하는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친자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아주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인데, 주제가 자연이 아니라 그냥 그 해설사의 인생 이야기이다. 그것만으로 자연해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니다. 다음으로, 주제가 자연이다. 그런데 감동도, 재미도, 가치도 안느껴진다. 그렇다면 그것이 좋은 자연해설인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자연을 주제로 해서 감동과 재미와 가치를 전달했다. 그런데 그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을 더욱 착취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면? 그것 또한 좋은 해설이 아니다.

주제와 내용, 듣는이의 느낌, 목적의식, 이 3박자가 고루 갖춰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좋은 자연해설이라고 부르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