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부터 청소년, 성인과 노인까지 요즘 탄소중립 교육을 참 많이 한다.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가 발생하니까, 우리 모두 탄소를 줄이자고 한다. 일회용품 쓰지 말자고 한다. 그러나 한번 솔직하게 생각해보자.
첫째, 우리나라 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이 에너지 생산과 산업이다. 에너지 생산과 산업에서 당장 탄소를 줄이면 우리나라 경제가 침체된다. 그걸 감당할 수 있는가? 탄소 줄이자고 일자리가 없어진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찬성할까? 탄소를 줄이자면서 왜 탄소 기반 경제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왜 개인들에게만 집에서 전기 덜 쓰고, 일회용품 덜 쓰고, 나무 심으라고 이야기하나?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둘째, 탄소중립 교육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일회용품 줄이자는 말인데, 10분만 걸어가도 편의점에 플라스틱 페트병에 담긴 음료수, 비닐에 담긴 식품들이 가득한 현실은 어쩔 것인가? 사람들한테 일회용품 줄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제로 웨이스트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차라리 다같이 제로 웨이스트샵을 직접 운영해보는 교육을 하는 것이 낫다. 지자체와 기업들에게 소비자들이 일회용품 덜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시위를 하는 게 낫다. 개인들에게 텀블러 들고 다니라고 말하는 그 교육 강사는 텀블러 매일 쓰는가? 일회용품 아예 안쓰는가? 그 강사의 주변 사람들은 어떤가?
셋째, 개인의 행동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환경 관련 제도 및 법률의 강화와 친환경 기술의 발전이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고, 산업구조의 변화는 문화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탄소중립 교육을 할 때 개인의 행동변화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직접 그 혁신을 행동으로 실천해봄으로써 가치와 보람, 때로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환경 관련 제도와 법률을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논의하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학습해보고, 직접 정치적인 행동을 해보는 교육도 중요하다.
종합해보자면,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인만큼, 탄소중립 교육도 단순히 정보나 교훈을 전달하여 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수준에서 확장되어,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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