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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기/보도블럭 틈새 생물 관찰기

<보도블럭 틈새의 식물들> (10화) 2023년 4월 19일

by 토종자라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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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아침에 길을 나설 때도 그렇게 쌀쌀하지 않다. 내가 사는 곳은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봄이 참 늦게 온다. 하지만 봄이 좀 늦게 오면 어떤가? 봄이 와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 이제는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띌 정도로 초록섬의 식물들은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3월 초만 해도 다들 키가 작았었는데, 봄비와 햇볕을 맛있게 먹고 쑥쑥 자라고 있다.

 초록섬 근처에는 가로수로 벚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활짝 핀 벚꽃의 꽃잎이 날려와 여기 저기에 떨어져 있었다. 또, 잠깐 관찰했는데, 최소 10마리 이상의 개미들이 열심히 초록색 빌딩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이 개미들의 집이 어디인지는 찾지 못했다. 이들은 이 초록섬에 뿌리를 내린 주민들일까? 아니면 단지 먹을 것을 찾아온 손님들일까?

 오늘도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발견을 2개나 할 수 있었다. 첫번째는 보라꽃풀들이 가득히 자라고 있는 초록섬 테두리에서 새로운 풀이 돋아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풀을 그냥 길쭉이풀이라고 이름 붙였다. 잎이 얇고 길어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보라꽃풀 사이에서 이 길쭉이풀이 앞으로도 잘 자랄 수 있을까?

 두번째로, 오늘은 이 초록섬에서 처음으로 애벌레를 한 마리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그냥 잎에 붙은 쓰레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조금씩 움직였다. 하마터면 이 귀여운 녀석을 못보고 지나칠 뻔 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했다. 과연 이 애벌레의 정체는 무엇일까? 내일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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