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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행운이 찾아올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초록섬에 민들레 씨앗들이 솜털처럼 매달린 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데, 오늘 초록섬에서 가장 늦게 씨앗을 퍼뜨리고 있는 민들레를 만났다. 이제 바람이 불면, 씨앗들은 어디론가 날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 한줌의 흙이라도 있다면 싹을 틔우고, 또다른 초록섬을 만들 것이다.
이제 광대나물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는 듯 하다. 키가 너무 자란 나머지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잎도 초록색을 잃어버리고 노란색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이 관찰된다. 또, 꽃들이 힘을 잃고 말라붙은 채로 남아 있는 것들도 종종 보인다. 이제 여기서 어떤 씨앗이 맺히게 될까 궁금하다.
초록섬의 한 편에서는 한창 씨앗이 익어가고 있다. 냉이의 하트 모양 씨앗은 점점 붉은 빛을 띄고 있다. 자신의 씨앗이 하트 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꽃다지의 둥근 씨앗도 노란색을 띄고 있는 것들이 관찰되고 있다.
이제 정말 이 초록섬에 새로운 식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처음보는 풀잎을 발견했다. 잎이 불꽃 모양과 닮았기 때문에, 일단 '초록불꽃풀'이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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