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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현상 이야기/숲에 관한 잡생각

밑천

by 토종자라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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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하천이 밑바닥을 드러낸다. 비도 오지 않을 뿐더러 상류의 물이 얼어붙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강바닥의 작은 자갈들과 잡초들을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더 이상 숨길 것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내었을 때, 그 사람의 밑천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때의 '밑천'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 때가 많다.

하지만 밑천이 드러나는 것이 과연 부정적이기만 한 것일까? 그리 오래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쉽게 밑천이 드러나는 사람보다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더 무섭다. 쉽게 밑천이 드러나는 사람은 좀 어설퍼보이기는 할지라도 왠지 정직한 구석이 있어서 정이 간다. 우물처럼 깊은 사람이 좋다고들 하지만, 그 우물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는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왠지 모르게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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