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TV에서는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이곳도 이틀 전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나는 우산을 쓰고 배수로를 향해 걸어갔다.
한참 동안 배수로에 있는 4개의 관찰지점을 돌아다녔다. 개구리들은 몇마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올챙이들은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작은 솔방울이 물에 떠 있는 것을 보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솔방울이 아니었다. 개구리 유생이었다. 앞다리와 뒷다리가 모두 나왔지만 아직 올챙이 시절의 꼬리가 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 순간, 오랜 숙제를 끝냈을 때의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 개구리 유생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자연관찰일기를 써왔기 때문이다. 배수로에서 개구리를 본 것으로는 부족했다. 개구리 알에서 올챙이가 깨어나는 것을 본 것으로도 부족했다. 그 올챙이에서 뒷다리와 앞다리가 나오고 개구리로 변해가는 그 중간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래야 개구리들의 생애주기를 모두 확인하는 것이고, 그래야 이 척박한 배수로에서도 새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을 뚜렷하게 체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그 목적을 이뤘다.
오늘 이 배수로에 있는 4개의 관찰 지점 중, 3번 지점인 얕은 웅덩이에서 개구리 유생이 딱 한마리 관찰되었다. 이곳은 지난번에 물이 모두 말라붙어서 수십마리의 올챙이가 죽었던 곳이다. 이 개구리 유생이 그 때 살아남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관찰지점에서 성장하여 우연히 이곳으로 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배수로, 아니 이 회색 연못 일대에서 태어나고 자란 개구리 유생인 것은 확실하다.
배수로는 참 척박한 곳이다. 환경이 좋은 연못에서는 물이 마를 걱정 없이 올챙이들이 쑥쑥 자랄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애초에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배수로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사람들이 배수로를 청소한다. 비가 와도 물이 많이 고이지 않고 빠르게 흘러가 버린다. 가뭄이라도 들면 물이 금방 말라버린다. 그때마다 살아남은 올챙이들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은 이 척박한 곳에서도 뿌리를 내린다. 물론 알에서 올챙이가 100마리 깨어난다고 해도, 그 중 개구리가 되는 올챙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악착같이 살아남은 올챙이는 뒷다리와 앞다리를 얻고 자유를 얻는다. 그리고 그 개구리가 다시 돌아와 웅덩이에 알을 낳는다.
나는 참 치열하게도 살아남은 이 개구리 유생을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새끼뱀을 잘 피하길, 배수로 틈새에 잘 숨어들길, 좋은 짝을 만나길, 그리고 이 회색연못에 다시 생명의 꽃을 피워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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