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동안 비는 한방울 내리지 않고,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오랜만에 산책로에 가서 올챙이들을 관찰하기로 했다.
그런데, 2번 관찰지점이었던 얕은 웅덩이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았을 때도 이 웅덩이에는 그래도 얕은 물이 고여 있었다. 그래서 올챙이들이 이곳에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가보니 이 얕은 웅덩이가 말라 있었다. 그리고 배수로 바닥에는 수십마리의 올챙이들이 죽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죽은 올챙이들 사이로 파닥거리는 몇마리의 올챙이들을 관찰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겨우 숨이 붙어 있는 이 올챙이들이 뒷다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올해 초에 이 올챙이들을 처음 본 이후로, 나는 올챙이들에게 뒷다리가 나오고, 앞다리가 나오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그것은 이 관찰일기를 계속 쓰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 소원을 드디어 이뤘는데, 안타깝게도 웅덩이가 말라버리는 바람에 올챙이들이 거의 죽은 상태였다.
불과 몇 미터만 걸어가면 물이 고여있는 배수로 틈새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은 그곳으로 가지 못했다. 다리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성장이 빨랐더라면, 다리가 더 튼튼했더라면, 이들은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관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죽은 올챙이들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지금은 물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나의 인생에도 언젠가 가뭄이 닥칠 수 있다. 나는 그때 새로운 웅덩이를 찾아 떠날 힘을 가지고 있는가? 그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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