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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번 관찰지점인 두번째 연못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곳은 다른 어떤 관찰지점보다 많은 수의 도롱뇽 유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얼추 세어봤을 때 20마리 정도가 있다.
이 웅덩이를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배수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이 주변에 뱀이 자주 출몰하다보니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한번은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에 주변에 뱀이 없음을 확인한 뒤 조심스레 내려갔다.
내려가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수많은 곤충들이었다. 마치 가로등에 꼬이는 날벌레들처럼 수많은 곤충들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웅덩이 안에서 마치 서핑을 하듯 나뭇잎을 타고 있는 무당개구리를 보니 사진을 꼭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웅덩이 위를 덮고 있는 철창, 그 사이로 햇빛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나뭇잎이 떨어지곤 한다. 이 개구리는 우연히 떨어진 나뭇잎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던 것은 아닐까. 나뭇잎은 바람에 따라 이리 저리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서 개구리는 무념무상한 표정으로 함께 떠가고 있었다. 회색연못을 관찰하면서 가장 쿨한 장면을 뽑으라면 아마 이 장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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