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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지 않은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오늘은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 점심을 먹고 카메라를 챙겨 산책로로 향했다. 그런데 오늘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길 한복판에 시원하게 비를 맞으며 쉬고 있는 무당개구리를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우산을 던져놓고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그 순간 펄쩍, 하며 개구리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동안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개구리를 따라다니자, 그는 적잖이 피곤했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옆에서 보니, 납작한 개구리의 몸에서 눈알 2개만이 하늘을 향해 톡 솟아있다. 이들은 물 속에 몸을 숨기고 두 눈만 밖으로 내밀 수 있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배수로에 가보니 역시나 비가 오면 나타나는 두꺼비들이 배수로에 5마리 정도 보였다. 이들은 비가 오면 어디선가 나타나 한참동안 배수로를 따라 뛰어다닌다. 그리고 벽을 타고 어떻게든 올라가려는 안타까운 장면을 연출한다. 오늘은 한 두꺼비가 마치 벽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듯, 절망적인 포즈를 취하고 한참동안 그곳에 붙어 있었다.
비가 오니 개구리들은 훨씬 활동적으로 변한다. 여기 저기서 개구리들이 뛰어다니고,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면 서로 껴안기도 한다. 오늘은 개구리들의 다양한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참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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