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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로 청소가 끝난 후, 다시 회색 연못을 찾아갔다. 200마리 정도였던 올챙이들 중 과연 몇이나 살아남았을까? 카메라를 들고 샅샅이 살펴본 결과, 약 20마리 정도가 발견되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을까? 이 곳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고 있을까? 아는지 모르는지 올챙이들은 한가롭다.
그런데, 살아남은 올챙이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수면 가까이 다가간 뒤, 배를 뒤집고 입을 뻐끔 뻐끔 거리는 것이다. 통통한 올챙이의 배가 귀엽다. 마치 물 속에서 춤을 추며, 살아남은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집에 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올챙이들은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올챙이는 아가미를 통해 물 속에서도 호흡을 할 수 있지만, 물 속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직접 허파로 숨을 쉬기 위해 수면에서 뻐끔 뻐끔 거린다고 한다.
20마리 남짓 살아남은 올챙이들이 춤을 추듯 들이쉬는 숨, 그 숨이 오늘따라 참 귀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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