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라는 분야는 어떻게 보면 참 어렵다.
그림은 한번 그려 두면 영원히 전시를 할 수 있다.
음악도 녹음을 해놓으면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해설은 그럴 수가 없다.
그때 그때 항상 신선한 해설을 새롭게 만들어서 내놓아야 한다.
거기다, 해설은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늘어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맞는 해설을 해야 한다.
또한, 나 자신이 해설이라는 예술의 도구가 되기 때문에
나의 외모, 태도, 행동, 표정, 분위기 등을 모두 신경써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해설은 참 어렵다.
나는 요즘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어려운 일을 앞두고 있으면 긴장이 된다.
해설이 망할까봐 두려워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세가지 해결책이 있다.
첫째는 연습이고, 둘째는 공부이며, 셋째는 실패이다.
첫째, 해설이 긴장이 된다면 연습을 해야 한다.
오늘 나는 30분짜리 해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어젯밤 2시간동안 해설 연습을 했다.
마치 영화배우가 대사를 연습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 아침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해설이 취소되어 나의 실력을 시험할 수는 없었지만 괜찮다.
연습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공부이다.
이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해설을 하고자 하는 분야의 책, 논문, 신문기사, 사례 등을 공부할수록
두려움은 줄어든다.
셋째, 실패이다.
좋은 실패는 나의 바닥이 어디인지 알게 해준다.
처음에는 해설을 망칠까봐 두렵지만, 막상 해설을 망쳐보면 어떤가?
신기하게도 내 실력의 밑바닥이 어디인지 알게 되어서 오히려 두려움이 줄어든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울 때, 밑바닥이 어딘지 알면 수영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해설을 망친다고 내가 죽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망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좀 쪽팔릴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앞으로 좀만 더 노력하면 그 바닥보다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해설은 참 어려운 예술이다.
천재가 아닌 이상, 어떤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 재미있는 해설을 하기란 쉽지 않다.
또,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도 해설을 듣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해설을 할 수 없다면
그 해설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을 사랑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사랑한다면,
나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는 그 사람들을 사랑한다면,
내가 해야할 것은 아주 단순하다.
해설이 두려울수록 더 많이 연습을 하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실패하면서 실력을 쌓아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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