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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기/뒷산 배수로 생물 관찰기

<뒷산 배수로의 생물들> (17화) 올챙이와 눈을 마주쳤다 _2024. 4. 16.

by 토종자라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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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비가 왔다. 최근 2주 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데, 어제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비가 온 것이다.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배수로에는 물이 많이 고여있지 않았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배수로에는 물이 많이 고이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물을 빨리 배출하기 위한 시설이니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물이 항상 조금밖에 차지 않는 배수로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놀라게 된다.
배수로의 올챙이들을 보러 갔는데, 올챙이들 사이로 새로운 알집이 보였다. 2~3일 전에 낳은 따끈따끈한 알집인 것 같았다. 여기가 명당이라는 소문이 개구리들 사이에 났나 보다. 새로 낳은 알 주위로, 이제는 제법 커진 올챙이들이 돌아다녔다. 배수로 옆에 엎드려서 나의 배를 땅에 밀착시킨 상태로 팔을 뻗어 겨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나의 보급형 스마트폰의 렌즈를 통해 올챙이와 처음 눈을 마주쳤다. 미안하지만 이때까지는 조금 올챙이들이 징그러웠는데, 올챙이의 작은 눈과 눈을 마주치니 징그러움이 사라졌다. 이제는 조금 귀여워진 올챙이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한참 동안 관찰하다가 돌아왔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앞다리가 먼저 나올까, 아니면 뒷다리가 먼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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