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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다산 정약용은 아들이 닭을 키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반적인 아버지라면 돈을 얼마나 버는지, 닭이 잘 크는지,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를 주로 물어봤을 것 같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은 달랐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가 양계를 한다고 들었다. 닭을 키우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닭을 키우는 것에도 우아한 것과 속된 것, 맑은 것과 탁한 것의 차이가 있다. (중략) 기왕 닭을 기른다면 모름지기 백가의 책 속에서 닭에 관한 글을 모아 계경을 짓는 것도 좋겠구나."
"계경", 즉 닭에 관한 경전을 지으라는 말이었다. 이왕 닭을 키울 것이라면, 닭에 관한 좋은 내용을 모아 경전을 지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굉장히 특별한 아버지였던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던 간에 한 우물을 오래 파면 성공한다고 한다. 그 일에 대한 경전을 지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정도로 진지하게 그 일에 몰두한다면, 그러한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인생의 성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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