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서른 살. 이제 자연환경해설사로 일한지 1년이 되었다. 그동안 다른 직업을 가진 적도 많았지만, 그렇게 일을 하는 중에도 항상 나의 마음 속에는 자연 해설에 대한 욕구가 자리잡고 있었다. 자연 속에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해설사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왜냐? 해설사는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뭔가 사람들에게 필수적이고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아주 가치 있는 물건을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이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는 여기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다. 그러나 해설사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해설사에 대한 인식이 어떻든 간에, 나는 해설사로 일했던 지난 1년이 내 직업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숲에 온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오는 아이들도 있고, 정말 순수하게 숲이 좋아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 또, 숲과 해설에 대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오기도 한다.
사람들이 숲에 오는 목적이 다양한 만큼, 그들이 숲이나 자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도 정말 천차만별이다. 만약 숲과 자연에 대해 아는 게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내가 일하고 있는 바로 이 숲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내가 이 숲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과, 그 사실이 갖고 있는 가치를 하나의 이야기로 들려줄 때, 나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감동과 웃음을 준다고 느껴질 때, 그럴 때 나는 보람을 느낀다. 그럴 때는 참 이 직업을 가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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