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히 저명한 교수님의 강연을 듣는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의 강연을 듣고 느낀 점을 정리해본다.
-종종 해설사들은 그냥 자연 속에 널려 있는 자원에 대해 차례대로 주저리 주저리 나열하며 이야기하고 지나가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러나 다 듣고 나면 아쉬움이 든다. 대체 해설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중심 주제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실망하게 된다. 탐방객들은 대체 자기가 뭘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
-큰 핵심 주제, 큰 결론으로 묶이지 않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말해봤자, 탐방객들 수준에 못미친다.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 지식 자랑하려고 하지 말고, 큰 주제에 맞는 소재를 발굴하라.
-해설사라는 직업을 떠나서 자기가 자연과 생태계와 함께하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독서를 하고 공부를 해야한다.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 철학이 생긴다.
-한 마디를 해도 자기 철학이 느껴지는 해설사와 그렇지 않은 단순 진행자 같은 해설사, 누가 더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까?
-이걸 왜 해? 이걸 왜 읽어? 이걸 왜 봐야 해? 저 이야기를 왜 들어야 해? 이런 질문을 계속 해야 한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세우기 위해서는 탐방객 입장에서 무엇을 좋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생태 감수성 증진? 그게 탐방객의 인생에 뭐가 좋은가?
-대상에 맞는 해설을 하라. 그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욕구가 있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보편적으로 가진 욕구도 있다. 그 욕구들을 고려하되, 탐방객의 특성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당일에 만나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파악하라.
-프로그램 목표? 그거 측정한다고 설문지 돌리는데 프로그램 별로 전혀 맞춤화가 안되어 있고 일반적인 것만 돌리면 되겠는가? 글씨 쓰기가 안되는 대상자라면 기분이 좋은 만큼 동그라미 그리게 하면 되는데, 왜 설문조사 자체를 안 하는가?
-그 장소만의 특별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그 장소를 갔다고 할 수가 없다. 아무 곳의 뒷산이나 똑같다.
-자연을 지킵시다? 쓰레기 버리지 않기로 약속해요? 일회용 플라스틱 쓰지 맙시다? 그런 구호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게 말하는 본인 일상부터 돌아봐라.
-그 사람에게 중요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사람과 여우, 담비, 반달가슴곰,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이 무슨 상관인가? 그렇게 먼 주제로 이야기하면 감동하는 사람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숨쉬고 물 마시고 채소, 쌀, 고기 먹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라면 기름값이고, 전기세이고 수도세이고, 집세이고, 노동시장이고, 주식이고, 어르신 돌봄이고, 자식 키우기이고 자아실현이다.
-그 지점에서 시작해보라. 우리가 마시는 숨, 그 안의 산소는 어디서 오는가? 누가 만든 것인가? 우리가 먹은 밥, 어디서 자란 것인가? 그 흙 어디서 왔는가?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그 필수재료인 희토류 어디서 파내는가? 바로 자연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 전에, 우리는 매일매일 자연 덕분에 생존하고 있다. 그것을 느껴보면 백마디 말이 필요없다. 당장 숨 참아보라. 물 마시지 마라. 밥 먹지 마라. 스마트폰 버려라. 어떤 느낌이 드는가?
-교구재도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또한 교실에서 쓰는 교구재 그대로 들고가지 마라. 왜 자연을 앞에 두고 인위적인 것을 보여주는가?
-토양 분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통에 낙엽 담아서 분해되는거 실험해보고 알려줘봐라. 직접 같이 실험해보아라.
-참나무 앞에 서서 도토리 이야기만 하면 뭔가 부족하다. 그 참나무에는 사슴벌레도 오고, 말벌도 오고, 새도 오고, 다른 곤충들도 온다.
-잘못된 내용, 과학적이지 않은 내용을 전달해서도 안된다. 자연에서 억지 감동을 끌어내려고 하다보니, 자연에 인격을 부여하게 되고, 자연의 실제 모습과는 다른 이야기를 소설처럼 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하려면 5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세상 공부를 통해 날카로운 기획을 하라. 꼼꼼하고 세심하게 세부계획을 세우고 탐방객을 배려하라. 끊임없이 발품을 팔아서 현장에 가서 살펴보라. 이 과정을 잘 조합하여 열심히 고민해서 해설을 좋은 내용으로 채워라. 마지막,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을
-'내가 어떻게 하면 탐방객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해야 한다. 그 사람의 감성을 건드려야 한다.
-자연교육에는 자연을 위한 교육, 자연에 대한 교육, 자연을 통한 교육, 자연 속에서의 교육 4가지가 있다. 이 4가지를 균형있게 구성해야 한다.
-해설사의 철학도 있고, 명확한 주제가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해설사가 대인관계형성 능력이 부족하고, 붙임성도 없고, 자기방어적이고,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해설사도 침울해지고 탐방객들은 실망한다. 그런 프로그램을 주변에 추천하겠는가? 다시 오겠는가?
-좋은 프로그램을 하려면 5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세상 공부를 통해 날카로운 기획을 하라. 꼼꼼하고 세심하게 세부계획을 세우고 탐방객을 배려하라. 끊임없이 발품을 팔아서 현장에 가서 살펴보라. 이 과정을 잘 조합하여 열심히 고민해서 해설을 좋은 내용으로 채워라. 마지막,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방법을 체화시켜라.
-'내가 어떻게 하면 탐방객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해야 한다. 그 사람의 감성을 건드려야 한다.
-해설사의 철학도 있고, 명확한 주제가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해설사가 대인관계형성 능력이 부족하고, 붙임성도 없고, 자기방어적이고,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해설사도 침울해지고 탐방객들은 실망한다. 재미가 없기 때문에 머리에 남지도 않는다. 그런 프로그램을 주변에 추천하겠는가? 다시 오겠는가?
-한 시간 프로그램 하려고 두 달동안 친환경적으로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준비에는 충분함이 없다.
-왜 공부를 깊이, 넓게 해야하는가? 예컨데 이스터섬 공부를 깊게 하면 그걸로도 할 이야기가 차고 넘침. 식물 생태 공부 깊게 하고, 미생물이 만든 약품 공부 깊게 하면 할 이야기는 넘침.
-기본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와서, 자기 감성으로, 자기 주제로, 최소 1시간 동안 즐겁게 이야기할 능력도, 자신감도, 의지도, 열의도 없다면 해설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라.
-우리나라 새 종류 몇 종류이고, 나무 이름 무엇이고, 꽃 이름 무엇이고, 이 문화재 이름 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그런 해설을 준비하는게 재밌나?
-자연, 생태계, 개별 생물들, 어떤 사건, 문화재, 경관.. 그것들이 내 인생과 무슨 상관이 있고 무슨 감동과 깨달음과 즐거움을 주는가? 그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식전달 위주로 하면 사람들 중에 반은 불만족, 다시는 안오고 싶다고 함. 재미 위주로 해도 마찬가지임. 결국 둘을 섞어야 함.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 식물자원, 식물의 상호작용, 식물의 번식 전략, 식물의 적응, 생태적 지위, 생태 천이, 숲의 구조, 식생의 교란과 갱신, 낙엽의 분해와 질소 순환, 식물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
-말을 물 흐르듯이 편하게 하는 것 쉽지 않음. 그런 뭔가 작가스러운, 강사스러운 말투, 어미, 배경 지식, 철학, 성격, 자신감, 용기, 스토리텔링 능력, 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능력, 자신만의 개성 등이 모두 통합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독일,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 가서 공부를 해보라. 큰 세상을 보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 와라. 그래야 차별성이 생긴다.
-사물의 구체적인 특성에서 시작해서 점차 내가 하고 싶은 주제로 발전해나가야 함. 일단 그 특성이 신기한 것이야 함.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끌어내는 주제는 그 사람의 인생과 관련이 있어야 하고 의미가 있어야 함.
-생태학 공부, 역사공부, 식물 동물 곤충 공부 열심히 해야함. 그래야 한 가지 주제, 예컨데 소나무라면 소나무, 리기다, 잣나무 의 생태와 역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관찰, 실험 열심히 해야함. 그래야 도토리 거위벌레의 이야기 제대로 할 수 있음. 그렇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해설이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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