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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비가 많이 내렸다. 개구리들이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하니, 점심시간에 비가 좀 그치자 마자 바로 나가서 웅덩이를 확인해보았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확실히 웅덩이에 고인 물이 맑아져 있었다. 그 맑은 물 속에는 이제 막 뒷다리가 나온 올챙이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그러나 개구리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웅덩이의 물이 넘쳐서 개구리들이 모두 물에 쓸려 내려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배수구 쪽은 완전히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개구리들이 휩쓸려 가버렸다면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개구리들보다 올챙이들이 더 문제이다. 비가 많이 와서 물살이 거세지면 개구리들은 뛰어서 도망칠 수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다리가 없는 올챙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떠내려갈 수 밖에 없다.
부디 내가 만들어둔 나무 다리를 타고 개구리들이 잘 대피했기를 바란다. 아니, 꼭 내가 만든 다리를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통해 잘 도망쳐서 이 산 어딘가에 잘 살아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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