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산책로 입구에는 키 작은 관목들과 아까시나무들이 있다. 이곳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작은 새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왜 그런가? 먹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산새들은 아까시나무 열매를 끊임없이 쪼아먹고 있었다.
오늘은 정말 추운 날이었다.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였다. 낮이 되었지만 여전히 영하의 기온이었기 때문에 손이 너무 시려웠다. 장갑을 끼고 왔어야 했는데 후회가 되었다. 새들이 좀 가만히 있어주면 좋겠는데, 내 발소리가 멀리서 들리기만 하면 바로 멀리 날아가버렸다. 나의 전략이 잘못된 것 같았다. 새를 쫒아가는 것보다 차라리 가만히 서서 나무인 척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한 5분쯤 서 있으니까 박새들이 주변으로 가까이 오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고 박새를 찍기 시작했다.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와 새들의 울음소리, 바람에 나뭇가지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 뭔가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머리가 검고 몸이 흰 새는 다 박새라고 알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오늘 찍은 새는 박새과에 속하는 새는 맞지만 박새가 아니라 쇠박새이며,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박새과의 새 5종 중 한 종이었다. 쇠박새는 배에 줄무늬가 없고, 턱 밑에만 콧수염 또는 나비넥타이 같은 검은점이 있다.
그나저나 박새는 왜 이름이 박새일까? 2가지 설이 있다. 얼굴이 하얗다고 해서 한자로 "백협조"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변해 "박새"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박새들이 박의 씨앗을 좋아하고 잘 먹기 때문에 "박새"라고 불렸다는 설이다.
오늘 30장 정도 사진을 찍었는데, 그 중에서 건진 것은 3장이다. 나머지는 초점이 맞지 않거나 나뭇가지에 가려서 쇠박새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새 사진 찍기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참고자료>
https://san.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922
https://www.grandculture.net/gangnam/toc/GC04800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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