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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매일 비가 왔다가 그쳤다가 한다. 비를 맞은 뾰족풀의 줄기와 잎은 점점 누렇게 변해가고 있다. 그 위에는 처음 보는 곤충이 한 마리 있었는데,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니 휙 하고 뛰어다녀서 사진을 찍기가 힘들었다.
나는 이 초록섬을 관찰하며 한가지 노하우를 터득했는데, 그것은 바로 한 지점을 10초 이상 관찰하고 다른 지점으로 옮겨 가는 방법이다. 곤충들은 크기가 작고 보호색을 갖고 있어서 한번 쓱 살펴보면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에 최소 10초는 집중해야 잘 보인다. 다행히 초록섬 중간 지점을 계속 관찰하다보니 다시 이 롱다리 곤충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친구는 뒷다리가 길어서 그냥 "롱다리"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다음으로 나는 쓰러진 뾰족풀의 꽃봉오리를 만져보았는데, 그 안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졌다. 살짝 껍질을 벗겨보니 그 안에는 작은 도토리처럼 생긴 열매가 들어 있었다. 이제 막 여물기 시작한 열매인 것 같은데, 뾰족풀이 뿌리채 뽑혀 버렸으니 이 열매의 성장은 여기까지일 것이다.
뾰족풀이 뽑힌 자리에서는 작은 새싹들이 또 올라오고 있다. 뾰족풀들이 사라진 덕분에 햇빛이 이 곳에도 닿을 수 있었고, 덕분에 흙 속에서 잠자고 있던 씨앗들이 싹을 틔운 것 같다. 이들은 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까?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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