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태어나서 칠성무당벌레를 처음 보았다. 먹이를 찾아 열심히 풀숲을 돌아다니다, 내가 렌즈를 들이대자 부담스러운지 풀잎 사이로 유유히 사라졌다.
칠성무당벌레는 전국적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무당벌레 종류라고 하는데, 나는 몇 번 들어본 적은 있어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칠성무당벌레를 알아보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도시에서 자란 나는 어렸을 때 주위에 무당벌레 종류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그냥 무당벌레라는 곤충이 무엇인지만 알려줄 뿐, 직접 풀밭에 나가서 곤충을 관찰하거나 채집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칠성무당벌레는 등에 점이 7개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며, 무당벌레라는 이름은 제의를 지낼 때 화려하게 옷을 입는 무당처럼 무늬가 화려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색을 띄면 천적의 눈에 띄기에도 좋을 텐데 걱정이 되지 않는가? 하지만 무당벌레가 이렇게 화려한 색을 띄는 것은 천적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이다. 무당벌레는 위협을 느끼면 다리 관절에서 악취가 나는 노란 액체를 분비하는데, 한번 무당벌레를 먹었다가 이 고약한 액체 공격을 받은 천적들은 무당벌레를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무당벌레 90종 중, 5종을 뺀 나머지 85종은 식충성 무당벌레다. 즉, 진딧물처럼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다른 곤충들을 잡아먹으므로 인간 입장에서는 이로운 곤충, 즉 익충이다. 다 자란 무당벌레의 수명은 2~4개월 정도인데, 이 시기에 무당벌레는 하루에 200~300마리의 진딧물을 잡아먹는다. 뿐만 아니라, 무당벌레 애벌레도 하루에 수십마리의 진딧물을 잡아먹는다. 무당벌레들은 진딧물들에게는 재앙이지만, 인간 입장에서는 무료로 고용할 수 있는 진딧물 킬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비록 서른 살이 넘어서 이 칠성무당벌레를 처음 보았지만, 다음 세대는 좀 더 자연과 생태에 친숙한 세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