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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공원에 가서 새에 대한 해설을 들었다.
해설사님은 평범한 목소리를 가졌다.
말주변이 좋으신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떤 해설사의 해설보다 좋은 해설이었던 것 같다.
그는 나지막히, 그러나 진지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는 생물들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가 우리 인간에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가 직접 찍은 새 사진과 영상, 새 소리를 들려주며 이야기했다.
직접 제작한 자료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았다.
그는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교육 내용을 완벽하게 전달하겠다는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다만 사람들이 새를 사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정말 깊게 사랑하는 것
정말 깊게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그것에 대해서 진심을 담아 이야기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만 느껴지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의 짧은 새 이야기를 듣고,
나는 새 도감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카메라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진심을 담은 해설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야 감성이 담기는가?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관심을 가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철학으로 그 대상을 주의깊게 연구해야 한다.
3년, 5년, 10년, 그 시간이 쌓여야
그 때부터 이야기에서 진심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런 해설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탐방객들의 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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