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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섬에 관찰을 하러 갈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설레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갈 때도 많다. 오늘도 초록섬을 지나치며 한번 쓱 보았는데, 저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보니, 민들레가 좀 이상했다.
저번주에는 퇴근 시간대에도 민들레 꽃이 활짝 피었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춥지도 않은데 다들 꽃봉오리를 오므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꽃봉오리 끝에 꽃잎다발이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다발을 살짝 건드렸더니, 툭하고 떨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꽃잎다발이 바닥에 떨어진 뒤 꽃봉오리를 다시보니, 하얀 솜털 같은 것이 빼곡히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여기서 다시 꽃봉오리가 펼쳐지면, 어렸을 적 바람을 불어 날려보내던 민들레 씨앗들이 세상으로 나올 것 같다. 30년을 살아오면서 민들레 꽃이 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처음으로 관찰한 날이었다.
옆에 있던 하얀 꽃도 자세히 관찰해보니, 씨앗이 참 신기하게 맺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두리에 있는 꽃이 지면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힌다. 그러는 사이, 중심에 있는 꽃들은 더 높이 올라가서 꽃을 피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며 점점 높은 곳에 열매가 맺히는 구조인 것 같다.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하얀꽃은 바로 우리가 냉이라고 부르는 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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