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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하기/보도블럭 틈새 생물 관찰기

<보도블럭 틈새의 식물들> (30화) 2023년 7월 24일

by 토종자라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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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초록섬에는 생명이 가득하다. 요즘에는 지나칠 때마다 새로운 생물들을 만나는 것 같다. 오늘은 작은 풍뎅이 한마리를 발견했는데, 비에 젖은 몸을 말리며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도망 가기에도 귀찮은 상황이었나보다. 하긴, 우리 인간들도 비 오는 날 밖에서 돌아다니면 얼마나 피곤한가?

 멀리서 초록섬을 봤을 때, 풀잎에 무언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면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가까이서 봤을 때, 내가 기존에 초록섬에서 보지 못했던 생물일 경우에는 아주 기분이 좋다. 어렸을 적, 포켓몬스터 게임을 하며 도감을 하나씩 채워나갈 때의 쾌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각설하고, 초록섬의 중앙은 이제 무성한 강아지풀들의 차지가 되었다. 연두색이던 강아지들은 시간이 지나자 점점 붉은 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모두들 하나같이 붉은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는데, 혹시 파란색이나 노란색으로 개성있게 염색하는 강아지풀은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강아지풀이 많긴 하지만, 초록섬의 변두리에는 처음 보는 식물들이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민들레도 언제 꽃을 피웠었는지, 변두리의 풀 틈에서 조용히 씨앗을 날려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름의 초록섬에는 중앙이건 변두리이건 참 분주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