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놀러 갔는데, 도서관 마당에서 어떤 아이가 벌을 발견했다고 소리쳤다. 자세히 가보니 벌은 아닌 것 같았고, 등에의 한 종류인 것 같았다. 그런데, 왠지 이 녀석을 숲에서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꽃 사진을 찍을 때면 종종 함께 보이던 녀석이었다. 꿀을 빨러 다니다가 지쳐서 쉬고 있는 것이었을까. 건드려도 미동도 없다.
'빌로오도'는 포르투갈어로 '벨벳'을 의미하는데, 벨벳이란 "거죽에 고운 털이 돋게 짠 비단"이다. 비로드, 우단(羽緞), 천아융(天鵝絨)이라고도 한다. 즉, 털이 복슬복슬한 것이 벨벳 천을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재니"는 우리말로 "광대"를 의미하는데, 어떤 점을 보고 광대를 떠올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날개 윗부분에 검은색 무늬가 있고, 털도 복슬복슬한 모습이 독특해서일까?
빌로오도재니등에는 헬리콥터처럼 정지비행을 할 수 있으며, 비행실력이 뛰어나다. 공중에 멈춰있는 듯한 모습이 마치 외줄타기를 하는 광대처럼 보여서 재니등에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닐까? 뭐, 자유롭게 상상을 해보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모쪼록 이 녀석이 바닥에서 잘 쉬었다가 다시 꽃을 찾아 잘 날아갔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학명이명 Bombylius major Linnaeus, 1758 (빌로오도재니등에) 학명이명 전체보기 Bombylius major major (빌로오도재니등에) Bombylius aequalis Fabricius, 1781 Bombylius anonymus Sulzer, 1761 Bombylius antenoreus Lioy, 1864 Bombylius m
species.nibr.go.kr
공중에서 쉬를 까는 빌로오도재니등에
흥미로운 폭격파리 애벌레 기생사
www.ohmynews.com
[우리땅,우리생물] 봄을 알리는 파리 ‘빌로오도재니등에’
코로나와 강한 추위에 유난히 힘들었던 긴 겨울의 끝이다. 이맘때면 한낮의 봄볕 사이에서 작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명이 하나둘 얼굴을 내밀고 반갑게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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