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Magnoliophyta 피자식물문 > Magnoliopsida 목련강 > Ericales 진달래목 > Monotropaceae 수정난풀과 > Monotropastrum 나도수정초속
숲길을 가다가 하얀 휴지조각 같은 꽃을 만났다. 맑은 수정처럼 깨끗한 모습을 자랑하는 나도수정초였다. 아래에 링크를 걸어둔 한 식물 블로그에 소개된 이야기는 이렇다. 한국식물분류학회장 및 고려대 교수를 역임한 박만규(1906~1977) 선생님이 수정난풀과 구상난풀을 "수정초"라고 칭하고, 이 식물은 "나도수정초"라고 이름붙였다. 그런데, "나도수정초"만 정식 이름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나도수정초는 그냥 예쁘다고 말하고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특이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보통 식물이라고 하면 초록색을 떠올린다. 왜 그런가? 식물은 엽록체를 통해 광합성을 하여 양분을 얻고, 그 엽록체는 우리 눈에 초록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도수정초에서는 초록색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도수정초는 광합성을 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그렇다. 나도수정초는 초록색 엽록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광합성을 하지 않는다. 그럼 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번째는 썩은 낙엽 등에서 영양분을 흡수하여 살아간다는 설, 두번째는 주변에 있는 다른 식물들의 뿌리에서 공생하는 균들이 얻어낸 탄수화물 등의 영양분을 공급받아 살아간다는 설이다.
살아있는 생물체에 기생하여 영양분을 직접 흡수하며 살아가는 생물을 "기생생물"이라고 한다. 반면, 썩은 나무, 죽은 식물이나 곤충, 배설물 등에서 영양분을 얻는 생물은 '썩을 부'(腐)를 써서 "부생생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도수정초는 기생식물일까? 아니면 부생식물일까? 허무한 결론일테지만, 나는 모르겠다.
썩은 낙엽에서 직접 영양분을 얻는다면 부생식물이겠지만, 다른 식물들의 뿌리에 있는 균들에게서 영양분을 얻는다면 기생식물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자료에서는 "부생식물"이라고 나와있다. 그러나 내가 식물학자도 아니고, 직접 실험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아쉽게도, 많은 자료에서는 이 식물이 "부생식물"이라고만 되어있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썩은 낙엽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지는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식물에 대해 공부할 때, 내가 직접 밝혀낼 수 없는 지식을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고.. 출처가 확인이 되었다면 그 원문을 찾아 공부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도수정초는 과감히 광합성을 포기하고 다른 방식으로 양분을 얻는 방법을 택했다. 그 덕분에 햇빛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위로 올라갈 필요 없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그리고 수정보다 아름다운 하얀색 꽃을 피워낸다.
나는 어떤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가는 길이라고 해서, 나도 그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 중에, 360명의 사람이 같은 곳을 향해 달리기를 하면 반드시 1등과 꼴찌가 생기지만, 360명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 있다. 모두가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살아가는 나도수정초의 태도를 배운다.
<참고자료>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species.nibr.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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