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방황하는(?) 사슴벌레를 만났다.

산책을 하다 우연히 만난 사슴벌레 한 마리

도보에 있으면 누가 밟을까봐 강아지풀로 유인해서 풀숲에 놓아주었다.

<사슴벌레(걍사슴벌레/참사슴벌레)>

*학명: Lucanus dybowskyi dybowskyi

*동물계-절지동물문-곤충강-딱정벌레목-사슴벌레과-사슴벌레속

 

 오후 9시쯤 산책을 하는데, 도보에 검은 물건이 하나 떨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커다란 집게를 갖고 있는 사슴벌레가 아닌가? 강원도에 사는 것의 장점은 이렇게 다양한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와서 이 친구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 친구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20여종의 사슴벌레 중 하나인 사슴벌레라고 하는데, 무슨 OO사슴벌레가 아니라 그냥 이름이 "사슴벌레"였다. 그래서 '그냥사슴벌레(줄여서 "걍사슴벌레")','참사슴벌레' 등으로 불리고 있었다.

 

1. 이름의 유래

 '사슴벌레'는 원래 '집게벌레'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 뿔 달린 사슴이라고 하면 수컷 노루, 수컷 대륙사슴 정도인데 이 동물들은 개체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사슴벌레를 처음 본 사람들은 뿔달린 사슴을 떠올리기보다는 '집게'를 떠올렸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우리나라 학자들이 곤충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꽁지에 집게가 달린 것은 "집게벌레"로, 머리에 집게가 달린 것은 "사슴벌레"로 이름을 정리했다고 하며, 이 과정에서 사슴벌레의 영명인 "Stag Beetle"을 참조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래 인용 문서 참조)

 

2. 감상평

 어렸을 때 이마트에 가면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통에 담아서 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때는 왜 벌레를 굳이 돈주고 사서 키우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사슴벌레... 엄청 멋지게 생겼다(?)

 보통 곤충이라고 하면 성가시고 징그러운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슴벌레는 마치 장군의 투구를 쓴 것처럼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서서 싸우는 자세를 취한다.

 왜 사슴벌레를 키우는 동호회가 따로 있는지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된다.

 

3. 글을 마치며

 오늘 만난 이 사슴벌레는 나무에 붙어있지 않고,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물어봐도 대답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계속 그 자리에 있으면 사람들에게 밟혀 죽을까봐 옆에 있는 강아지풀을 뜯어다가 몇번 건드려보았다. 강아지풀에 매달릴 줄 알았는데, 강아지풀을 적으로 인식했는지 집게를 들고 강아지풀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가? 역시 곤충계의 장군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냥 강아지풀로 밀어서 보도 옆으로 밀어주고 갔다.

 

<참고문헌>

사슴벌레란 이름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Stag beetle - Wikipedia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 생물종 상세정보

사슴벌레 - 나무위키